어머니의 췌장암 수술 회복기, 실은 신경내분비암이었다. 조직검사결과지 해석(Ki67)

단식 기간에는 영양제를 링거로 맞고 그 외에도 항생제 인슐린 진통제 등을 계속 링거로 맞았다. 수술 후 일주일간의 금식기간이 지나 8일째에야 식사.식사라고는 하지만 당연히 당분간은 미음식이다.이제 식사를 해도 된다고 해서 매우 설렜지만(???) 어머니도 기분이 좋아 보였다.

쌀 무게와 동치미, 과일 음료가 하나씩 나왔고 어떨 때는 호박 무게가 나올 때도 있었다.수술 직후이기도 하고 단식 기간이 길어서인지 어머니는 잘 먹지 못했다.입이 소태처럼 쓴다고도 했고 맛있지도 않다고 하는데 그래도 내가 옆에서 지키고 있어서 그런지 먹는 척은 해줬다.엄마가 다 먹으면 나도 병동 앞에 있는 보호자 휴게공간에 가서 빵과 김밥을 먹었다.학부모 휴식 공간에는 학부모님들이 직접 가져온 반찬을 담아두는 냉장고가 있었는데 대학병원이 처음인 나는 그게 정말 낯설었다.

사흘 정도 시음식이 끝나고 일반죽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때는 아이들 이유식 같은 반찬도 조금씩 나왔다.나는 휴가를 3일 밖에 낼 수 없었고, 이후에는 아버지가 보호자로 간병을 맡았는데 어머니가 식사를 잘 했는지, 잘 주무셨는지, 체중과 혈당이 어땠는지 등 매일 아버지와 통화하면서 몸 상태를 확인했다.

날이 갈수록 컨디션이 좋아져서 (살이 빠졌지만) 몇 술이 잘 풀린 것 같다고 생각했다.날씨가 좋은 날 주차장 쪽 정자에 내려 바람도 쐬고 사람 구경도 하고 ㅋㅋ 이날은 오랜만에 머리를 감아서 너무 개운했다.밝게 웃는 사진이 너무 예뻐서 걱정하는 아주머니들에게도 보내드렸다.

아빠는 덕이가 사준 샌들을 자랑하던 엄마처럼 크로스샌들을 커플로 사주려고 했는데 실패.

조직검사 결과가 나와야 보험금 청구를 할 수 있어 미리 좀 알아봤다.어머니는 흥국화재에 실비보험과 우체국 암보험 하나, 한화생명 CI보험 이렇게 들어 있었다.진단서상 질병코드가 어떻게 나올지 조금 걱정이 됐다.산정특례를 적용받아 실제 납부하는 병원비는 5%지만 향후 치료와 생활을 생각하면 보험금을 많이 받으면 되기 때문이다.

퇴원할 무렵 나온다던 조직검사 결과는 퇴원할 때 듣지 못했고 결국 다음 외래진료 때 들을 수 있었다.췌장암인 줄 알았는데 췌장 내 신경 내분비암이라고 했다.스티브 잡스가 걸린 병이래.궁금한 점은 많았지만 의사는 자세한 설명은 해주지 않아 조직검사 결과지를 골라 동행 카페와 신경내분비암 카페의 글을 검색하면서 직접 알아봤다.

서둘러 빅스비 비전으로도 번역해 봤다. 조직검사 결과지를 요약하면 분화도가 나쁜(저분화도) 대세포형 신경내분비암.종양위치는 췌장, 총담관, 십이지장 림프절 19개 중 2개로 전이되고 정맥침윤이 있으며 신경침윤이 있으며 괴사 있음 Ki-67:30%

출처 : 신경내분비 종양 카페

어머니의 최종 진단명은 등급 3인 신경내분비암(NEC). 병기를 생각하면 림프 전이가 있어 3기라고 했다. KI67지수는 암세포 활성도를 나타내는 지수로 증식능력이 높은지 낮은지에 대한 판단지수로 낮을수록 좋다는 것이다.Ki6710% 이하면 낮은 편, 20% 이상이면 높은 편이라는데 이 지수는 병리의가 현미경을 보면서 양성세포를 일일이 세어 산출하기 때문에 병원, 의사에 따라 값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분화도가 나쁘다는 것은 암세포 모양이 일정하지 않고 불규칙하게 자라는 암을 말한다. 한마디로 아주 악독한 놈이라는 거.

향후 치료 일정은 예방 차원의 항암치료를 4회까지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항암 약물은 <에토포사이트+시스플라틴> 이것이 신경내분비암의 표준 항암이라고 한다.여러 가지 항암 부작용이 있었지만 엄마가 잘 버텨줄 수 있도록…

어머니는 고신대 퇴원 후 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미리 알아둔 요양병원에서 회복하면서 항암을 하기로 했다.